▲지붕은 박스형 박공지붕 등 다양한 요소로 존재한다.<출처 : 픽사베이>
주택을 사람의 몸이라고 친다면 지붕은 두개골이라고 할만큼 중요하다. 외부로부터 공간을 보호하면서도 미를 완성시키는 비중이 있는 역할에 비해 그 중요성을 간과 당할 때가 많다.
주택을 지을 때 지붕에 투자하는 금액이 건축비의 3% 내외라는 통계가 그것을 증명한다. 지붕은 그 종류에 따라 주택 전체의 분위기와 기능, 공간 활용을 크게 좌우한다. 지역 환경, 날씨 건축소재, 면적, 건축비 등 주택의 다양한 요소와 지붕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야한다. 아는만큼 보이고 신경쓰면 쓸수록 주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붕의 종류에 대해 소개한다.
1. 박스형 박공지붕 (Box Gable Roof)
지붕하면 제일 쉽게 떠오르는 지붕은 바로 ‘박스형 박공 지붕’이다. 경사가 가파른 두면을 맞닿아 만든 덕분에 눈, 비 등이 지붕에 쌓이지 않는다. 천재지변에 강한 기능 뿐 아니라 지붕 바로 아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박스형 박공 지붕 특성상 지붕 양 끝이 닫혀 있어 창문과 현관 위 쪽에 오픈형 지붕을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2. 오픈형 박공지붕 (Open Gable Roof)
오픈형박공지붕은 박스형 박공 지붕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쓰이는곳은 다르다. 지붕과 프레임, 기둥 외에는 모두 개방되어 있어 현관이나 테라스 등에 주로 쓰인다. 그 쓰임에 따라 Front Bable Roof, Side Gable, Side Gable Roof 등으로 더 세분화되어 불리기도 한다.
3. 모임지붕 (Hip Roof)
2개의 삼각형 면과 2개의 사다리꼴 면으로 구성된 모임 지붕은 박공 지붕과 마찬가지로 지붕의 모든 면에 경사가 있기 때문에 눈, 비가 지붕에 쌓이지 않는다. 하지만 박공지붕보다 지붕의 면이 더 많아 바람과 태풍에 더 강하게 버티기 때문에 해안가 주택에 적합하다. 하지만 설계 비용이 박공 지붕보다 더 높고, 지붕 아래 공간은 박공 지붕보다 더 좁다.
4. 갬브럴 지붕 (Gambrel Roof)
갬브럴 지붕은 경사면이 양쪽으로 2개씩 구성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잘 볼 수 없지만 해외에서는 소형 주택이나 높이가 낮은 농장창고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박공 지붕에 비해 지붕 아래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공 지붕보다 설계비용이 더 드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5. 맨사드 지붕 (Mansard Roof)
16세기에 활동한 프랑스 건축가 프랑수아 만사르에 의헤 구현된 지붕으로 맨사드 혹은 망사르드 지붕이라 불린다. French Roof라고도 한다. 이 지붕의 특징은 2단으로 구성된다는 점인데 위쪽은 완경사, 아래쪽은 급경사로 설계된다. 급경사인 아래쪽 부분은 공간의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형재 일반 주택에서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 다른 지붕 구조에 비해 설치가 비쌀뿐만 아니라 비용 대비 실용성이 낮기 때문이다.
6. 버터플라이 지붕 (Butterfly Roof)
버터플라이 지붕은 박공 지붕을 반대로 설계한 형태다. 지금까지 소개한 지붕들과는 사뭇 다른 이 지붕은 1930년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고 1950년 후반이 돼서야 대중화되었다. 미적으로는 아름답지만 실용적으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 지붕은 실제로 채광에 더 효과적이다. 또한 다른 지붕에 비해 내부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고 빗물 수집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지역에 적합하다. 미국 서부에 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이 지어진 이후 미국 주거 및 상업 건축계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심미성은 물론 기능성에서 다른 지붕에 뒤지지 않지만, 국내의 경우 무난함을 선호하는 문화 때문에 잘 활용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7.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 (Dutch Gable Roof)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은 모임 지붕과 박공 지붕을 합친 지붕의 한 종류다. 아래쪽에는 동서남북으로 경사진 면이 있고 위쪽으로 박공 지붕을 얹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지붕의 장점은 박공 지붕 아래 공간을 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윗단에 박공 지붕, 하단에 모임 지붕에 있는 2중 구조라 내구성이 높다.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으로 주택을 지을 경우 한국식 처마 형태로 현관 위나 테라스까지 눈, 비 혹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8. 반 박공 지붕 (Jerkinhead Roof)
반 박공 지붕은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과 같이 모임 지붕과 박공 지붕을 합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차이는 있다. 지붕 앞쪽 부분을 한번더 꺾은 디자인이 독특한데 특히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공간 활용 면에서는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보다 지붕 아래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하지만 박공 지붕, 모임 지붕에 비해 디자인이 복잡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비싸다는 점이 결정적인 단점이다.
9. 채광층 지붕 (Clerestory Roof)
Clerestory란 고딕건축의 대성당에서 높은 지붕 위에 채광과 상징적인 의미를 주기 위해 만든 창문을 뜻한다. 그 모양을 본떠 주택에 활용한 것으로 지붕 꼭대기에 창문이 설계되어 내부가 보이지 않아 사생활 침해에 문제가 없다. 또한 지붕위로 떨어지는 자연광 덕분에 단열 걱정이 없다. 반면 더운 여름에는 뜨거운 자연광을 막는 블라인드 설치로 채광 조절이 필요하다.
10. 스킬리온 지붕 (Skillion and Lean-to Roof)
스킬리온 지붕은 채광층 지붕과 무척 닮아 있지만 이 두 지붕은 기능이 다르다. 채광층의 창은 매우 높은곳에 위치하여 자연광을 내부로 불러오는 기능에 한정된 창이다. 반면 스킬리온 지붕은 층간 사이에 만들어지는 지붕으로 생활 공간 바깥 풍경이 그대로 들어와 감상할 수 있다. 주로 모던 하우스 디자인에 많이 쓰이는 지붕이다. 두 개의 외쪽 지붕 건물을 붙여놓은 듯한 디자인으로 지붕과 지붕 사이 벽 높이를 상당히 높게 가져갈 수 있다. 심미적 부분이 가미된 지붕이라는 평이 많으며, 고급 주택 또는 별장에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