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자산화 지원사업은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금이나 매칭펀드 등을 수령하는 방식이 아닌 융자 방식을 활용한다.
정부 예산을 투입해 특정 민간 주체가 부동산을 취득하면 비판받을 여지가 있고, 실제로 자산 취득 시 일부 보조하는 사례는 있어도 지역자산화 지원사업과 같이 대부분 자금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한 정부 보조 사업은 공간 활용의 자율성이 제약되며, 자금 사용의 절차가 까다로워 현장 주체들이 사용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은 10년 장기 저리로 융자했으며, 자기자본 의무 확보 비율도 10%로 부동산 취득을 위한 사업비의 90%까지 융자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유형이다. 전국 61개의 주체가 응모한 것은 현장에서 지역자산화 수요가 상당히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렇게 지역에서 스스로 발굴된 공간 수요를 바탕으로 민간 주체에게 금융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공간의 활용이 대부분 사회적 목적으로 이뤄지고, 특정 주체가 아니라 지역 주민이나 공동체 등 광범위한 주체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이뤄질 예정이므로 융자금의 사적 활용에 대한 우려는 적다고 할 수 있다.
지역자산화를 통한 사회적 부동산 조성은 정부보다는 주민 주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실제로 지역자산화의 주체들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 자신의 재원을 투입해야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책임성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며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보조금보다는 융자를 통한 사회적 금융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공간 활용의 다양성 확보 방안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는 기준에는 공간 활용의 유형보다는 공동체 소유 구조의 확립과 의사결정의 민주성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사업의 장점 중 한 가지는 공간 활용의 용도를 한정하지 않고 추진 주체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계획을 제출하면 지역자산화의 관점에서 적절성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사업 계획 분석 결과 지역의 주체들이 스스로 공간 활용 용도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공간을 다양하면서도 지역과 조직의 실정에 맞도록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정부가 직접 또는 금융 지원을 할 때 부동산의 소유 구조를 지역에서 공유하도록 하면 공간 활용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하지 않더라도 지역 주체 스스로 더 효과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융자 사업을 하면 조성하는 공간 일부는 지역공동체를 위해 활용하고 일부 공간은 대출금 상환을 위해 일반적인 영리 임대 공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대부분 그렇지 않았다. 기존에 활동을 잘 수행하던 조직들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 조직이 기존에도 이미 임대료를 납부하는 상황이므로 임대료 대신 이자를 부담하기 위해 별도의 영리적 공간을 마련하지 않아도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장기적인 융자를 제공해 사회적 부동산 취득을 지원하면 지역 수요를 반영하여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창출하는 공간이 조성될 것이 예상된다.
한편, 금융 지원은 공간 활용의 자율성을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므로 사회적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적 부동산에서는 공간 활용의 영리성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공간으로부터 창출되는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력의 수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역 거버넌스 형성의 중요성
지역자산화 추진 주체들의 역량은 근본적으로 지역 주민이나 지역 주체들과의 활발한 교류와 활동을 통한 신뢰 형성에 있으며, 이러한 신뢰 형성을 위한 지역 거버넌스 형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또한 지역 주체들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은 지역자산화를 위한 자기 자금 마련 시 주민과 지역 주체들의 투자를 받는 등 공동체 소유권 확립에도 도움이 되며, 지자체나 지역 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등 지속적인 사업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주체들이 제시한 지역 거버넌스 형성 방식은 다음과 같이 유형화해 볼 수 있다.
① 주변의 사회적 경제주체나 주민공동체 조직들과 연대 및 협조
② 주민들과 공간 조성 및 운영위원회 조직․운영
③ 해당 지자체 또는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 및 지원받기
이러한 지역 거버넌스가 활발히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해결해야 하는 지역 현안이 발굴될 수 있으며 해결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지역자산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 사업에 응모한 지역이 해결해야 하는 지역 현안은 공동체 공간 마련, 유휴 공간(빈집, 폐교) 활용, 낙후지역 활성화, 사회복지 공간 확보(노인, 장애인 등), 지역 문화공간 제공,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지역 청년 양성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렇게 발굴된 현안을 지역자산화사업 추진을 위한 중심 가치나 미션으로 설정하고 사업을 진행해 나갈 때 공간 활용이나 수익 창출 방식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가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지역 주민들에게 공간을 개방하고 매장운영 수입이나 대관료, 멤버십 회비, 정부보조사업 수행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결국 사회적 부동산은 자발적인 소유구조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에 지역공동체나 지역의 거버넌스가 잘 형성되어 있을 때 더욱 성공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