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주의 드레스덴에 위치한 나무 바구니 모양의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수제 바구니를 제작‧판매하는 롱거버거 컴퍼니의 본사 건물이다. 건물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도 바구니를 연상하도록 설계됐다. 이 건축물은 본래 회사의 브랜드 홍보강화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미국 전역에서 관심을 갖는 건물이 됐다.
창업자인 데이비드 롱거버거의 가족은 인디언으로부터 단풍나무 바구니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대공황기에 공장에서 대량으로 쏟아지는 값싼 플라스틱 바구니가 전통적인 수제바구니를 급격히 대체한다.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지만, 아들 데이브는 노력 끝에 회사를 성장시켜 지금의 롱거버거 사옥을 세우게 된다.
롱거버거는 당시 가장 잘 팔리던 제품인 ‘미디움 마켓 배스킷’ 외관을 본떠 3200만 달러를 들여 본사 건물을 세웠다. 1997년 지어진 이 건축물은 연면적 18만 제곱피트, 지상 7층의 규모로 롱거버거사 바구니 상품의 주재료인 단풍나무를 활용했다. 바구니 건물 내부에는 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시민이 바구니를 직접 만드는 체험장과 롱거버거 역사관도 자리해 건물 내외부 모두 회사와 관련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이는 뛰어난 마케팅 사례다.
물론 자사의 제품인 바구니 모양을 롱거버거 사옥 건축물로 제안했을 때 모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쓴 채, 7층 규모의 바구니 사옥이 1977년 완공됐을 때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은 ‘가장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건축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롱거버거 사옥은 오늘날 건축학 교재에도 실린다.
▲롱거버거 사옥 내부 연못 (출처: Korda)
당시 바구니 모양의 사옥은 작은 시골마을이었던 드레스덴을 관광지로 탈바꿈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했다.
그러나 롱거버거는 안타깝게도 지속되는 매출감소와 정리 해고 등의 경영난으로 자사 제조공장이 있는 오하이오주 프레이지스버그로 통합 이전했다. 결국, 롱거버거 본사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쿤 리스토레이션에 팔렸다.
롱거버거 본사를 인수한 스티브 쿤 회장은 “이토록 유명한 건물을 개조하는 작업을 맡아 기쁘다”면서 “곧 빌딩에 생명을 불어넣고 빌딩에 담긴 롱거버거의 이야기도 되살아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연못, 피트니스 센터, 강당, 레스토랑을 활용해 150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비록 롱거버거는 떠났지만, 여전히 이곳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으며, 호텔이 들어서면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