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형태변화/그림=LH 국토사랑]
역사적으로 도시의 교통망 발달은 도시 모습의 형성과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교통수단의 발달에 따른 도시의 변화는 현재 4단계까지 진행이 되고 있으며 고대나 현재나 발달한 대부분의 도시는 교통 조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곳들이며 도시지역의 평면적 확장을 가져왔다.
교통 조건이 좋은 곳을 다른 말로 접근하기 쉽다고 하여 접근성이 높다고 표현하며 접근성과 도시의 관계는 도시와 도시 사이에서 성장하고 쇠퇴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 내부 토지이용의 모습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만큼 교통은 도시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교통수단이 더욱 발달한다면 도시권은 당연히 더욱 확대될 것이다. 과거 주로 걸어 다니고 자동차도 없던 시절의 도시권은 현재보다 훨씬 좁았을 것이다.
이렇게 교통에 따라 도시의 형태는 변화되었으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단계, 도보 시대의 도시는 주로 튼튼한 두 다리로 걷고, 무거운 짐은 우마차를 통해 나르던 시절이다. 이 시절에는 시간당 4㎞에 불과한 이동성의 제약으로 인하여 공간상의 제약을 넘어서기 힘들었기 때문에 영역은 대체로 좁았고 중심 도시를 핵으로 주변 배후지는 원형의 형태를 띠게 된다.
즉, 도시는 사람이 걷거나 우마차가 다닐 수 있는 범위까지 확대되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성곽에 의해 도시 윤곽이 형성되고 시가지가 형성되었다. 또한 도시 내부의 공간 조직은 직장과 주택이 미분리된 작은 규모를 유지하였다. 오늘날에도 유럽, 서남아시아 및 다른 제3세계의 도시에서는 과거부터 보행도시의 흔적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로마에서는 지금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공공장소들을 걸어서 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다.
두 번째, 철도·전차 시대의 도시는 도시에 뻗어 있는 도로는 주로 철도로 이 철도노선을 통해 사람들이 보다 먼 거리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철도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다. 철도 주변 지역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철도 노선을 따라 도시권이 넓어지는데 이때의 도시 모양은 별 모양을 띠게 된다. 이 시기에는 노선의 종점에 주거 지역이 개발되면서 도심과 주변부 사이에 기능 분화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서울 사람이 부산에 다녀오려면 과거에는 꼬박 한 달을 걸어야 했다면 현재는 2시간 반 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철도로 가장 빠르게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의 변화/그림=한국철도공사]
세 번째, 자동차 시대의 도시는 3단계로 접어들면서 철도가 놓이지 않은 곳은 자동차를 통해 활발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는 자동차 시대가 온다. 철도노선 외에 발달하지 않았던 지역도 자동차를 이용해 접근성을 확보하게 되면서 도시는 다시 원형의 모양을 하게 된다. 즉, 철도 노선 사이의 접근도가 높아짐에 따라 미처 개발되지 못했던 공간이 개발되어 도시의 형태가 다시 원형으로 변한다. 이 시기에는 도로 교통의 결절점에 상업 및 업무 기능이 발달하게 된다.
네 번째, 도시간 고속교통 시대의 도시는 도시 고속 국도가 생기고 도시 외곽에 순환 도로가 생기면서 각 지역 간 왕래가 급속도로 편리해지는 시기이다. 이제는 다른 지역과의 연계가 편리해지면서 중심도시와 주변도시가 연결되는 대도시권이 형성되었다. 다른 지역과 소통도 활발해지면서 그동안 꽉 차있던 도심의 숨통이 트인 것이다.
또한 도시간 고속 도로가 건설되면서 주거지역의 교외화가 진행되어 도시의 형태는 교통로를 따라 더욱 확대되며, 신도시나 위성 도시가 발달한다. 그 결과 중심 도시와 교외 지역을 연결하는 대도시권이 형성된다. 4단계에는 도시권이 넓어지면서 서로 행정구역이 다른 도시임에도 분리가 되지 않고 시가지가 연속해서 나타나는 연담도시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 인천, 서울 ~ 천안, 부산 ~ 마산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교통수단은 역사적으로 도시의 발달과 도시공간구조의 변화, 사람들의 공간 인지와 활동 범위를 바꾸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왔으며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도시의 규모, 형상, 경관, 지역분화 현상은 곧 교통 발달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통의 발달은 사람의 통행이나 상품의 이동을 위하여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하는 일을 더욱 쉽게 만든다. 교통이 발달할수록 일상생활에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나 생활 공간이 확대된다. 또한 교통수단의 속도가 빨라지고 교통비가 줄어들면, 시간 거리와 비용 거리가 줄어들면서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지던 장소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미래도시의 전망/그림=미래교통을 주도하는 3대 구상, 한국교통연구원]
이렇게 미래의 교통환경이 바로 도시의 환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어서 교통환경 변화는 도시의 환경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도시의 환경은 인간사회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준다.
기존의 교통인프라가 수평적으로 인간과 화물을 이동시키는 시스템이었다면 미래에는 수평이동과 수직이동이 병행되는 교통인프라로 발전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 간 통행과 대중교통시스템 역시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고 한정된 도로와 넘쳐나는 교통수요로 인해 상습정체를 보이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교통네트워크는 대심도와 같은 지하를 활용할 것이며 GTX와 같은 초고속형 도심 대중교통도 등장할 것이다.
또한, 수평이동을 하는 현재의 버스와 지하철 시스템이 수직이동을 하여 초고층과 대심도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이며 빌딩에서 내려와 지표면으로 이동하는 현실과는 다르게 초고층 빌딩간 연결통로를 구축하여 건물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