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HOME > NEWS > 주간특집

다 함께 잘사는 ‘같이의 가치’ 도시재생사업①

각 지역 도시재생 사례 모아 ‘2020 도시재생사업 30선’ 공유

김길태 기자   |   등록일 : 2020-03-20 15:49:59

좋아요버튼21 싫어요버튼></a></span><span class=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각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 중 30곳을 선별해 ‘2020 도시재생사업 30선’을 사례집으로 발간했다. 그간 흩어져 있던 각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들을 한데 모아 엮은 첫 시도로, 해당 모범사례들을 공무원·센터·일반 주민 등에 공유해 각 사업 추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도시재생에 대한 통찰 도시재생의 가치
도시재생의 궁극적 목표 ‘지속가능성’

100년 바라보는 도시재생 ‘나’가 아닌 ‘우리’
‘살고 있는 도시’가 아닌 ‘살고 싶은 도시’

이번 사례집은 2014년부터 진행된 도시재생사업 중 지자체가 추천한 사례를 지역별로 선별하고, 구체적인 성과 및 내용을 직관적으로 표출하여 도시재생을 쉽게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사업추진 지자체와 담당 센터의 연락처도 기재하여 추진 노하우 등 궁금한 사항을 누구나 쉽게 문의할 수 있도록 했다.

사례집은 통영 등 도시재생 5개 유형 23곳(포항 재난대응형 포함)과 함께 순천 등 2014년∼2016년의 근린재생 7곳의 성과를 두루 담았다.

서울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일상의 행복과 재미가 있는 도심삶터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과 충현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재개발 구역에 둘러싸여 있다. 건물과 기반시설이 부족한데다 노후화되어 상권이 쇠퇴하고 있는 동네다. 큰 도로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편이 적지 않아 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런 천연·충현동에 현재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낡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골목상권을 활성화시켜,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가득한 매력적인 마을을 그리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지인 서울 서대문구 천연·충현동에서 지역주민이 주최하는 나우리 축제가 화제다. 이 축제가 특별한 점은 지역주민들이 기획자로 나서서, 각자의 삶과 연결된 축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기에 공감을 얻은 것이다. 축제의 이름도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탄생한 동네 축제라고 해서 ‘나우리 축제’라고 지었다.

천연·충현동에서는 축제 준비를 위해서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축제기획단을 조직하고, 워크숍을 거쳐 축제의 방향과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기억과 이야기를 주요 콘텐츠로 한 전시, 공연, 토크 콘서트 등이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마을축제와는 다른 천연동과 충현동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는 후한 평가를 내놓았다.

전시에는 공공미술작가 자우녕과 9명의 주민이 참여해 각자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긴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나의 가치, 내 이야기의 가치’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 콘서트에는 강신주 박사를 비롯해 주민공모사업을 진행 중인 ‘천중사랑인’ 등이 참여해 인문학 콘서트의 수준을 높였다. 특히 주민들을 직접 인터뷰한 배우들이 주민의 스토리텔러가 되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 ‘여기있는 동네사람’ 공연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이 외에도 먹거리 마당을 비롯해 국악, 합창, 마술, 마을라디오 등의 다양한 볼거리가 더해져 남녀노소 함께 하는 축제가 되었다.

주민들의 오랜 삶의 스토리가 바탕이 된 나우리 축제.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은 스토리텔러 그룹을 만들어 자체적인 콘텐츠를 개발해 나우리 축제를 지역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역문화는 살리고 편리는 더하고

천연·충현동 일대는 서대문역, 충정로역, 독립문역을 꼭짓점으로 한 삼각지대에 위치한다.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주거지가 들어있으나 1960년대 이후 도시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한옥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대신 아파트, 다가구, 다세대주택이 생기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되었다. 천연・충현동은 조선시대부터 있던 영천시장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교회, 학교 등 근대역사 자원이 풍부하다. 도심에서는 드물게 저층 주거지가 많아서 아직도 골목문화, 평상문화 같은 정감 있는 이웃문화가 남아있는 것도 마을의 장점이다. 하지만 안전, 쓰레기, 보행환경 등은 이 일대가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문제다. 게다가 돈의문, 북아현동, 무악재 등 인근 지역들이 재개발을 통해 첨단 인프라를 갖춘 마을로 변하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

천연·충현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동네의 문화적 특성과 인프라를 살리면서 불편한 문제들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재생사업’이다. 즉, 노후화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부 내용으로는 마을관리소 시범사업, 노후주택 개선 지원사업, 어울림 공간 조성사업, 골목상권 활력사업 등이 있다. 마을관리소 시범사업은 4~5개의 소규모 거점 공간을 조성해 영유아부터 청소년·고령자를 위한 돌봄 및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상권의 후미진 배후와 골목의 외관 개선, 상권 특화 프로그램은 골목상권 활력사업으로 진행된다. 또, 도시재생복합시설 건립과 마을의 유일한 녹지공간인 독립문어린이공원을 리모델링해 주민들이 문화와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순항 중인 천연·충현 뉴딜사업을 가능하게 한 것은 주민설명회, 주민공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주민 주도의 마을조직으로 문화예술 및 건축 분야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고, 주민협의체 회원 수도 280여 명에 이르게 되었다. 또,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된 주민공모사업은 30건으로, 특히 주민들의 호응이 좋았던 나우리 축제는 주민협의체가 확대되면서 더욱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 이제 천연・충현동 일대가 아파트 단지 부럽지 않은 깨끗한 마을, 저층 주거지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수 있는 마을, 지역문화가 풍부한 마을로 거듭날 날도 머지않았다.

강화도 ‘왕의 길’ 특화가로 왕의 흔적을 따라 걷다

강화도는 유난히 왕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섬이다. 고려시대에는 몽골군의 침략을 피해 강화로 도읍을 옮긴 적이 있고, 다시 개성으로 환도하기까지 39년간 왕궁으로 사용된 고려궁지가 남아있기도 하다. 또 조선시대에는 왕과 왕족의 단골 유배지이기도 했고, 후손인 철종의 왕위 등극 행렬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철종의 봉영 행렬은 상당히 화려하고 요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제작된 ‘강화도 행렬도’에서 묘사하고 있는 봉영 행렬에 따르면 행렬 인원이 문무백관과 왕실, 군사를 포함해 500여 명에 달할 정도였다. 강화도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활용하여 고려궁지, 조선 철종 등극 행렬길 등의 역사적 장소를 중심으로 ‘왕의 길’ 조성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이번에 조성되는 왕의 길은 강화산성 남문안길에서 중앙시장을 지나 고려궁지까지 이어지는 약 500m 구간이다. 총 14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이 일대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깨끗한 보행환경을 만들게 된다. 왕의 길에는 안전을 고려한 점돌과 그래픽 타일이 깔리고 야간경관 조명, 통일성 있는 가로시설물도 설치된다. 왕의 길과 접한 건물의 입면과 담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계될 예정이다. 세부 사업으로는 왕의 길과 만나는 남문 밖 성곽길 인도 확보 사업과 마을 정취가 담긴 옛 양조장 길, 한옥 길, 추억의 길, 고려궁 가는 길 등 이야기가 있는 골목길도 생겨난다.

왕의 길 조성사업은 주민들의 안전과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군민이 행복한 구도심 활성화

강화읍은 1970년대 21개의 방직공장을 중심으로 국가 직물산업의 주산지였으나 1990년대 방직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쇠퇴가 시작되었다. 상권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풍물시장, 터미널 등의 주요시설이 외곽으로 이전했고, 초지대교가 개통되면서 관광객들도 강화읍을 거치지 않게 되었다.

강화읍은 원래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역사자원이 존재하고, 축제 및 특산물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구도심을 되살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중앙시장 활성화사업, 성곽도시 복원사업, 근현대 직물공장 활용사업, 역사문화 테마거리 제 모습 찾기사업, 남문 일대 관광매력 증진사업, 용흥궁공원 활용사업, 이용저하시설 개선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세부적으로는 왕의 길 특화가로 조성, 강화도심 진입부 환경 개선, 골목길 정비, 마을정비형 공공임대주택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향나무우물, 은수물 등 6개 장소에서 추진되었던 천년우물 쉼터 조성과 남문 밖 성곽길 문화거리 사업, 마을의 정취가 담긴 골목길 정비사업은 완료된 상태다. 용흥궁은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았던 잠저가 있던 자리에 지은 건물로 공원 일대의 광장 확충과 관광안내소를 세워 방문객들의 편리를 돕고 있다.

2016년 6월부터 시작된 강화읍 도시재생사업은 타 지역에서 선진지 견학을 올 정도로 모범사례로 꼽힌다. 특히 2019년 재결성된 주민협의체가 강화읍의 주민대표기구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주민역량강화사업들을 준비 중에 있다. 향후 주민들을 위한 거점공간이 마련되면 특산물 판매와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일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관련자료 : ‘2020 도시재생사업 30선’/자료=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좋아요버튼21 싫어요버튼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배너광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