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사익을 편취한 규모가 35조 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시민단체 경제개혁연구소는 ‘사익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를 통해 국내 24개 기업집단의 39개 회사를 분석, 사익편취를 통한 부의 증식액이 35조8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회사별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액수를 보면 삼성물산과 SK.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현대글로비스 순으로 많았다.
사익편취회사의 지배주주는 141명이고, 이 가운데 사익편취액이 1조 원이 넘는 사람이 9명이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가장 재산을 많이 불린 총수일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를 통해 6조4666억1800만원의 부가 증가했다. 편법상속 논란이 있었던 삼성에버랜드 상장 차익으로 1조원 넘는 이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SK C&C 한 회사를 통해 5조650억2900만원의 재산이 늘어 수익률은 8만4403%를 기록했다. 최 회장은 1994년 (주)SK와 SK건설이 보유하던 SK C&C의 지분을 주당 400원에 매입했다. 이후 SK C&C는 SK텔레콤 등 계열회사의 전산용역 등을 수행하며 몸집을 불렸고, SK C&C 주식은 2015년 (주)SK와의 합병을 거치며 28만원까지 상승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일반적인 재벌가 상속이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뤄지는 사익편취 양상과 달리 창업주의 위치에서 사익을 편취(4조5000억 원)한 사례로 분석됐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셀트리온의 매출 대부분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거쳐 판매되기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 가치 증가는 회사기회 유용에 의한 사익편취에 해당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현대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부의 증식을 이뤘으나 최근 업종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영향으로 편취액이 3조1천억원 규모로 지난 보고서 때(3조6000억 원)보다는 줄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사익편취를 막기 위해 상법을 통해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처벌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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