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박스>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하는 새 <옥자> 미자의 10년지기 친구 슈퍼 돼지 <라이프 오브 파이> 망망대해의 유일한 친구 뱅갈 호랑이
지난 21일 공개돼 신선하고 짜릿한 스릴러 영화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버드 박스>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해버리는 괴현상에 인류는 종말을 향해 치닫고, 그 지옥 같은 상황에서 두 아이를 지켜야 하는 말로리(산드라 블록)의 극한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제목이 ‘버드 박스’(Bird Box)인 이유는 영화에서 새가 주인공들의 생존을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버드 박스>의 새는 괴생명체가 접근하면 소리로 먼저 경고한다. 더 나은 환경을 찾아 거처를 옮길 때에도, 두 아이와 마지막 긴 여정을 떠날 때에도 ‘말로리’가 챙겨야 하는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새들이었다. 두 눈을 가리고 청각에 의존한 채 길을 떠나는 주인공에게 버드 박스는 대신 위험을 알려주는 생명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갑자기 들려오는 새 소리는 주인공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바짝 긴장하게 만들며 극의 스릴을 더하고 있다. 영화 후반부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고공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영화를 먼저 본 시청자들에게 각각 공포심과 경탄을 일으키는 장면으로 손꼽히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떨친 봉준호 감독은 하마와 돼지가 섞인 모습에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옥자라는 새로운 동물을 창조해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산골 소녀 미자는 10년지기 친구 옥자를 구하기 위해 먼 타국 미국까지 쫓아가게 된다. 하지만 옥자가 반려동물이 아닌 수많은 식용 돼지 중 한 마리였음이 밝혀지며 유전자 조작과 동물 생명 존중 등 현재의 우리 사회에도 커다란 메시지를 던졌던 작품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세계적 스테디셀러인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태평양 한가운데 살아남은 소년과 호랑이가 겪은, 보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는 227일간의 놀라운 어드벤처를 그린 이야기다.
망망대해, 조난된 배 위 아이러니하게도 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매 순간 주인공 ‘파이’를 살아있게 만드는 이유다. 호랑이를 먹이기 위해 사냥을 하고, 그를 돌보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며 조난 생활을 버텼기 때문이다. 매혹적인 영상미에 더해 호랑이가 파이 자신을 뜻할 수 있다는 철학적이고 열린 결말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떤 이야기가 진실이든 <라이프 오브 파이>의 또 다른 주인공은 호랑이 리처드 파커임이 분명하다.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새’가 위험을 감지해 알려주는 신선한 설정으로 긴장감을 더하는 웰메이드 영화 <버드 박스>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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