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피해현장 응급복구/자료=문화재청] 지진 이후 문화재 지키기 ‘비상’
경주와 포항의 잇단 지진으로 문화재 피해도 적지 않다, 관련 기관에 따르면 경북 포항지역 사찰 건물 등 문화재 9곳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시는 해당 문화재는 모두 보물이나 경북도 지정 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안전진단을 거쳐 긴급 복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국보 2점, 보물 7점, 사적 2점, 천연기념물 4점 등 국가지정문화재 18점과 도 지정 문화재 50점, 등록문화재 2점 등 총 70점 가운데 32점이 크고 작은 지진 피해를 봤다. 내진 설계가 안 된 일부 박물관에서는 유물을 낚시 줄로 묶고 지지대를 세우는 등 ‘임시방편’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1984년 준공된 ‘국립진주박물관’은 일부 건물이 내진 2등급이라 규모 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무너질 수 있다. 이는 문화재 보호를 위한 구조보강이 시급하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지진을 겪었던 경주박물관은 규모 8.3 이상의 강진을 견딜 수 있는 면진 설계를 도입했다. 충격파 자체가 보호대상물에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한다.
[보경사 대웅전/자료=문화재청] 문화재청, 지진위험지도 구축 나선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30일 ‘2018년 주요업무계획’과 함께 숭례문 화재 10년을 맞아 방재 관련 보다 상세한 내용을 담은 문화재 안전방지대책 계획을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주요업무계획은 ‘삶 속에서 함께 가꾸고 누리는 문화유산’을 비전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재 보존·전승, 더불어 즐거운 문화유산 향유, 안전하고 선진적인 문화재 관리,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문화유산을 4대 전략목표로 한다. 이중 지속 가능한 문화재 보존·전승에 대해 문화재청은 최근 발생했던 지진에 대비, 지진위험지도를 구축하고 전문 내진성능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지진위험지도의 경우 경주를 시작으로 2019년에 익산 지역을, 2020년에 공주 지역을 구축한다.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목조·석조 등 분야에 따른 전문 내진성능 평가기준 또한 올해부터 2021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그간 지진이 많지 않아 문화재 대응이 아직 초기 단계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문화재 방재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며 행정안전부와 협업해 중요 문화재를 국가기반시설로 등록하고 상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해 포항 보경사의 문화재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유형문화재 제461호인 보경사는 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의 말사로, 내부에 보물인 원진국사비와 적광전, 경북도지정 문화재인 대웅전 등이 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진 피해가 생긴 곳은 대웅전로 법당 내부 벽면인데, 균열이 생기고 처마 밑 목조 부재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추녀 밑을 받치는 보조기둥도 바깥쪽으로 휘고 지붕을 받치는 목조 자재도 제자리에서 벗어난 것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진 당시 문화재 점검 현장/자료=문화재청] 김해시 최첨단 시스템 도입, 자연재해 능동적 대처 가능
경남 김해시는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첨성대를 포함 문화재 피해가 97건으로 파악, 지진·재해·환경변화에 따라 문화재 관리 인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김해시는 차원 입체영상과 드론을 활용한 정밀 측량 등으로 문화재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기존 문화재를 보존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자비와 과학적 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당 시스템은 경남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으로 기존 문화재 보존관리 위주에서 변화·활용까지 가능해져 문화재 관리 패러다임 전환으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시는 전했다. 이를 위해 시는 우선 김해수로왕릉, 왕비릉 등 문화재 33종에 대해 지상 라이다(LIDAR, Laser Radar) 측량장비 등을 활용한 안전진단과 재해 때 원형복원을 위한 작업을 마쳤다. 라이다 측량은 레이저를 발사해 측정 대상물의 거리와 농도, 속도, 형상 등 물리적 성질을 측정하는 기법이다. 정밀측량으로 제작된 각종 입체영상, 사진, 도면 데이터들은 문화재 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관리 되며, 방범·방해·소방 등 사적지 내 시설물관리도 가능해져 업무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 인력으로 불가능한 목조 구조물의 미세하고 섬세한 특성까지 정밀 측정하고 관리함으로써 문화재 보존에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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