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난항’…협약식 무산

서울시 “2020년 7월까지 공장 이전, 미완의 서울숲 완성”
뉴스일자:2017-07-10 17:04:08

[성수동 삼표레미콘 위치도/자료=서울시]

 

서울 성동구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오는 2022년 7월 완전 이전·철거된다. 1977년 운영을 시작한 이래 40여 년 만이다. 다만 토지를 임차하고 있는 ㈜삼표산업이 공장 이전에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막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성동구청과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운영사인 ㈜삼표산업 등과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등을 확정하는 협약을 10일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삼표산업이 협약식 참석을 거부하면서 이날 오전 예정됐던 협약식은 취소됐다. 이날 협약식이 무산된 것은 ㈜삼표산업의 보상비와 더불어 수도권 내에서 공장 대체 부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삼표 측 관계자는 “공장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아서 협약을 연기했다”며 “향후 공장 이전에 대한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레미콘 공장을 5년 내 공장 이전·철거를 완료하고 서울시는 ㈜현대제철로부터 토지를 매입한다. 5년이란 유예기간 동안 삼표는 현재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와 레미콘 차주에 대한 대책 마련, 공장 이전을 위한 대체 부지를 검토한다. 4개 기관은 이번 합의된 내용의 구체적인 실행력과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한 추가 협약을 연말까지 체결할 예정이었다.

 

협약식은 삼표 측의 반발로 취소됐지만 서울시는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과 협상이 완료된 만큼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자체는 문제 없이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 2만 7,828㎡ 규모로 조성돼 1977년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이 소유한 면적이 2만 2,924㎡로 약 80%를 차지하며, 나머지 4,904㎡는 국·공유지다. ㈜삼표산업은 이 부지를 1년 단위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사자인 현대제철과 삼표산업 간 세부조율이 덜 끝나 잠정 연기된 것일 뿐”이라며 “오는 2020년 7월까지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하려는 계획은 변함없이 진행될 것”라고 강조했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현황/자료=서울시]

 

서울시는 공장이 철거된 후 2만 7,828㎡ 규모의 부지를 공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미완의 서울숲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서울숲은 2004년 당초 조성 당시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가 끝내 포함되지 못하면서 당초보다 3분의 2 규모로 축소 조성됐다. 시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를 단순한 공원 조성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주변 시설 부지까지 포함해 통합적인 공간계획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철도차고지였던 곳을 다양한 문화활동이 일어나고 프랭크게리(Frank Gehry) 같은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이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 재탄생시킨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파크(Millennium Park)처럼 공원과 문화시설이 융복합된 공간으로의 가능성도 모색할 예정이다.

 

삼표레미콘 공장은 지난 40년간 운영되며 서울의 개발시대를 이끌었지만 인근에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수변공원과 서울숲이 있는 데다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주민 민원이 증가하면서 8만 명 넘는 주민이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부지 이전에 대한 주민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는 그간 다양한 활용 논의가 있었지만 번번히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1998년 서울신청사 이전 부지로 검토됐고 2004년에는 서울숲에 포함돼 공원으로 조성하고자 했으나 무산됐다. 2010년에는 현대자동차에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했지만 교통문제, 한강변 초고층 건립 부적절 등 도시계획적 정합성을 사유로 무산돼 주민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공장 이전 문제는 지난 수십 년간 지역 숙원사업이었는데 성동구민들에게는 매우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2022년까지 공장 이전·철거가 완료되고 나면 레미콘 공장 부지는 공원으로 탈바꿈돼 시민의 공간이자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공간으로 재생되고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구상 단계에서부터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한강과 중랑천 그리고 공원이 만나는 장소적 가치와 글로벌 트렌드 등을 반영한 세계적 문화명소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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