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기흥호수공원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자료=용인시]
1인 가구의 증가와 저출산·노령화 등의 영향으로 전국의 반려동물 보유가구가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가 경기 용인시에서 문을 열었다. 기흥호수공원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는 기존 최대 규모였던 수원 광교호수공원 반려견 놀이터(3,524㎡)보다 더 큰 약 4,000여㎡ 규모로 축구장 면적의 절반이 넘는 크기다. 용인 기흥호수공원 내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의 음용시설과 배변봉투가 보관된 배변함, 견주들이 쉴 수 있는 야외테이블과 파고라 외에 중·대형견과 소형견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분리했다. 소형견 놀이터(1,443㎡), 중·대형견 놀이터(1,993㎡), 안전 격리공간(88㎡) 등으로 각각 나뉘어 있다. 또 반려견이 오르내릴 수 있는 ‘도그 워크’, 굴을 통과하는 형태의 ‘휴틀라인’, 막대기 사이를 이리저리 다닐 수 있는 ‘위브 폴’ 등 체육시설을 갖췄다.
정찬민 시장은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려견을 데리고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기흥호수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자유롭게 산책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이번에 놀이터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반려동물도 한 가족이다”며 “앞으로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시설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5월에는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도 반려견 놀이터가 문을 연다. 지난 2014년 11월 광교호수공원에 문을 연 반려견 놀이터에 이어 수원에서 두 번째로 조성되는 반려견 놀이터다. 수원시와 LH 호매실 사업단에 따르면, LH는 호매실호반베르디움 1단지 매화공원 부지 총 6만 5,000㎡ 중 1,400㎡ 부지를 반려견 놀이터로 꾸몄다. 호매실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 놀이시설 두 곳과 음수대 두 곳, 반려견 화장실 등을 갖췄으며 대형견과 중·소형견이 이용하는 공간을 분리했다. 이외에도 수원시는 광교호수공원 반려견 놀이터 인근에 반려동물 돌봄센터도 건립한다. 1,700㎡ 부지에 연면적 680㎡로 건립되는 돌봄센터는 지상 2층 규모로 국·도비 10억 원이 투입된다. 오는 8월쯤 착공해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감도/자료=경기도]
놀이공원 수준을 넘어 축구장 23배 규모의 반려동물 테마파크도 문을 연다. 경기도는 도비 358억 원과 민간투자 350억 원 등 모두 708억 원을 들여 여주시 상거동 산 16의3 일원 16만 5,200㎡에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네이처브리지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경기도는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완료한 후 오는 7월 테마파크 조성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민간구역의 준공 목표는 2018년 12월이다. 공공구역은 이르면 오는 7월 착공에 들어가 2018년 7월경 완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경기도 내 반려동물의 입양과 교육 목적의 시설이 들어서는 1구역과 사람과 반려동물의 교감을 주제로 한 2구역, 동물과 함께하는 힐링·휴식 기능을 갖춘 3구역으로 나눠 개발된다. 1구역 9만 5,100㎡에는 경기도가 직접 개발하는 공공구역으로서 반려견 입양을 담당하는 동물보호시설을 기본으로 청소년 인성교육,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다. 나머지 2·3구역 7만 100㎡는 민간구역으로 도그런, 힐링가든, 펫스튜디오, 반려동물쇼핑몰과 애견호텔 등의 지원시설과 야외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플랜더스 파크 조감도/자료=대전시]
대전시에서는 약 9만 5,000㎡ 규모의 반려견 테마파크인 ‘플랜더스 파크’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던 반려동물 복지센터 이전·신축과 플랜더스 파크 조성사업이 지난 3월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반려동물 복지센터 신축을 위한 제3차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 동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탄력을 받고 있다. 시는 플랜더스 파크 조성을 위해 유성구 갑동에 있는 보호센터를 금고동으로 이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을 추진해 왔다.
시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추경에 설계예산비를 반영한 뒤 내년 1월에 착공해 연말까지 보호센터 신축공사를 마치고 2019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보호센터가 이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유성구 금고동 일대에 300억 원을 투입해 건설되는 플랜더스 파크 조성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플랜더스 파크에는 반려동물 어드벤처존과 커뮤니티존, 동물보호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로 중단된 사례도 있다. 성남시는 지난해 분당구 금곡동 383 쓰레기매립장 일원 3,413㎡ 부지에 사업비 10억 원(국비 3억 원)을 들여 반려동물 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해 왔다. 이 시설에는 진료실·사육실 등을 갖춘 동물보호센터와 교육실·경연장·놀이터 등을 갖춘 반려동물 문화센터로 구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부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건립 작업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건립계획 자체와 후보지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앞으로도 대체 후보지를 선정하려면 주민 동의가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여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는 한국지식산업연구원에 의뢰한 반려동물 문화센터 건립 방향 및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분당구 금곡동 383 쓰레기매립장 일원을 제1 후보지로 검토해 왔다. 다른 2곳 후보지가 대로변이거나 주택가인 것과 달리 접근성이 불편하지만 주거지와 떨어져 있어 민원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물보호센터와 문화센터를 조성하되, 동물 장묘시설은 제외했다. 이후 시가 지난해 11월 금곡동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공고를 내고 행정 절차에 착수하자 인근 금곡·궁내·동원동 지역주민들이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