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올림픽 엠블럼/자료=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올림픽 대회는 픽토그램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제행사다. 매 경기마다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올림픽 픽토그램, 엠블럼, 마스코트, 포스터, 캐릭터 등 그래픽 디자인이 반복적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그래픽 디자인이 올림픽 이미지를 결정지을 수 있다. 픽토그램 등의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올림픽 개최국과 개최지의 이미지를 최단 시간에 최상의 시각적 이슈와 파워를 제시할 수 있으므로 다가오는 평창올림픽 이미지 격상을 위한 픽토그램의 체계적인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 올림픽에서는 경기 픽토그램을 통해 이 경기가 어떤 경기인지 제대로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올림픽 경기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캐치해 픽토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평창올림픽 픽토그램을 살펴보면, 한글 자모가 국제 스포츠대회에 활용됐다는 점이 그 특징으로 자모의 직선과 곡선 상징이 적절히 배합돼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은 눈과 빙판 위에서 이뤄지는 경기가 많기 때문에 역동적 요소가 극대화돼야 하는데, 평창올림픽 픽토그램도 활발한 움직임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만, 한글을 바탕으로 한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평가와 함께 일반인들이 한 눈에 이해하기에는 난해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반 사람이 보기에는 종목 구분이 쉽지 않고 그림만으로는 어떤 종목인지 헷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창올림픽 픽토그램을 분석한 디자인 전문가는 “심플하고 통일된 이미지로 구성돼 눈에 잘 띌 것 같고 동계 올림픽의 역동성을 비교적 잘 표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비슷한 동작 표현으로 동계 스포츠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설명 없이는 종목의 구분이 힘들다”고 평가했다. [2010년 밴쿠버·2017년 소치 동계올림픽 픽토그램/자료=IOC 홈페이지]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평창의 픽토그램을 비교한 전문가는 “픽토그램이라는 게 잘 보이고 이해하기 쉬워야 하는데 평창은 디자인 중심으로 하다 보니 선이 많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반면 밴쿠버나 소치는 선 부분을 절제하고 보일 것만 보이게 해 인지하기가 쉽고 특징 묘사만 해 가독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픽토그램은 각 종목의 특징을 간결하게 표현하면서도 개최지와 개최국의 특징을 잘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는 갑골문자의 형태를 띤 픽토그램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곡선을 활용한 종목별 특성이 팬들의 이해를 도왔다. 픽토그램에 대해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내부 방침이 기존 설명 자료 외에 픽토그램과 관련한 인터뷰는 따로 진행하지 않는 걸로 돼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직위가 배포한 자료에는 “픽토그램은 국적과 모어도 가지각색인 불특정 다수의 세계인이 그림 하나만으로 상징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픽토그램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형태에서 착안했고 2D와 3D의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심플한 디자인 속에 감추어진 깊은 의미가 인상 깊다. 한 눈에 쏙 들어오는 픽토그램과 함께할 2018 평창 대회”라고 설명돼 있다.
그동안 개최된 동계올림픽에서는 자국의 역사·문화·예술 등이 결합된 독자적이면서 개성적인 픽토그램과 그래픽 디자인을 제작·개발해 전 세계인에게 전달해 왔다. 이렇듯 올림픽 픽토그램은 시각적·의미적 커뮤니케이션의 역할과 함께 개최국의 예술과 디자인 역량을 전 세계에 선보일 기회이며,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창출과 향상, 아이덴티티 정립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창올림픽에서의 픽토그램은 대한민국과 강원도의 역사·문화·전통·예술 등의 다양한 소재를 글로벌 상징 언어로 승화시켜 세계인들에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더 나아가 올림픽 픽토그램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전 세계인의 최고의 축제인 올림픽은 그 참여도와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각국의 언어를 통합하는 픽토그램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일정 기간 동안에 사용되는 올림픽 픽토그램은 국가의 상징이 되며, 대표 언어가 된다. 이러한 양상으로 볼 때, 앞으로의 올림픽 픽토그램은 커뮤니케이션 역할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상징물로 그 관심과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픽토그램의 보편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본연의 의미가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특히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한글이 상징화된 평창동계올림픽 픽토그램에서도 찬란히 발현되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