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 개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역 일대에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보행길로 다시 열릴 서울로 7017에 사람들이 속속 찾아오면서 활력을 회복하고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다. 서울로 7017은 철길과 차도로 인해 단절됐던 동서를 잇는 보행길이지만 주변 도시재생의 마중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울역 고가를 중심으로 중구 중림·만리동, 회현동, 용산구 청파·서계동, 마포구 공덕동 등 서울역 일대 4개 권역과 남대문시장까지 포함해 총 5곳의 주변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왔다. [중림·만리동 일대 현안사업/자료=urban114] 이 가운데 도시재생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중림·만리동을 꼽을 수 있다.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갖고 있으나 노후된 지역이다. 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중림·만리동 일대 현안사업을 살펴보면 △서울역 고가도로 하부 청소차고지 이전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계획 △서울역 일대 노숙인 대책 △만리재로 보도육교 철거 및 횡단보도 설치 △염천교 수제화 특화거리 지원 △서울역 앞 택시 대기차로 개선 등이다. 먼저 서울역 고가 하부에 있던 중구청 청소차고지 일대는 시민 휴식공간인 만리동광장으로 거듭난다. 이곳은 지역주민이 이전을 요구해 온 민원대상 지역으로 시는 서울로 7017 사업에 착수하면서 중구청과 협의를 거쳐 지난 2015년 12월에 이전을 완료한 바 있다. 청소차고지가 이전한 자리에는 만리동광장이 조성될 예정으로, 보행환경 개선과 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약 1만 480㎡ 공간을 확보하고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서울로 7017과는 엘리베이터 또는 계단으로 연결돼 이용객들이 쉽게 접근하고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만리동광장 내부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부상으로 받은 대왕참나무를 식재하고, 화장실·음수대·카페 등 편의시설과 노천극장 형태의 공공미술작품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만리동광장 주변의 중림로와 청파로, 만리재로는 4월까지 우선 정비하고 무질서한 전선과 통신선 등 가공선로 지중화(750m)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림로(서부역교차로~충정로역) 0.45㎞와 만리재로(서부역교차로~공덕오거리) 1.5㎞는 연말까지 정비된다. 또 중림로 일대는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주민협의체 의견 수렴을 통해 특화거리를 조성, ‘걷는 도시, 서울’의 촉매 역할이 기대된다. 마중물 사업으로 서울로 7017 서측에서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까지 이어지는 중림로 약 450m는 연내 보행문화거리로 조성된다. 국내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약현성당, 손기정공원·서소문공원 등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을 둘러보는 역사문화체험길도 구축한다. 손기정공원을 달리기의 성지로 명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같은 중림동 활성화계획은 오는 6월 공청회 등 행정절차를 거쳐 연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시는 중림동 어(魚)시장을 현대화해 테마시장으로 조성하고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와 마을기업 육성 공간인 앵커시설을 조성하는 등의 사업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 염천교에서 중림동삼거리로 이어지는 칠패로의 염천교 수제화거리도 서울로 7017 개장에 맞춰 부활을 꿈꾸고 있다. 1925년 경성역(서울역)이 생기면서 조성되기 시작한 90여 년 역사의 염천교 수제화거리는 1970~1980년대 유행과 패션을 선도하는 국내 제화산업의 중심지였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는 인근 봉래동·중림동 지역까지 합쳐도 90여 곳이 남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산·학·관 협력을 통한 재생이 추진되고 있다. 국민대 산학협력단은 전문가 기술교육, 제품·품질 특성화,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건물 내 빈 점포를 청년 디자인 공방과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구두 제작부터 판매까지 디자인과 생산, 판매를 일원화한 원스톱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청파·서계동(상)과 회현동(하) 일대 현안사업/자료=urban114] 용산구 서계동은 서울역 역세권에 있지만 그동안 개발과정에서 소외돼 주거환경과 기반시설이 열악한 곳이다. 철거 후 전면 재개발을 요구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구릉지가 많아 도시재생 방식의 개발로 가닥이 잡혀 있다. 서계동 일대는 노후주택 리모델링 지원으로 언덕경관 보전 및 주거환경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마중물 사업으로 청파공원 재생, 청파언덕 명소화 및 산책로 조성, 우리 동네 가꾸기 시범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오랫동안 개발이 제한되면서 뒤처진 회현동 일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서울로 7017을 남산까지 이어 주변 지역의 가치와 매력을 발견하는 일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보행활성화전문가인 신행우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 코디네이터는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하고 공공의 재산, 역사적 자산으로 재창조해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마을을 만들려는 주민들의 참여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인근 명소인 남대문시장의 시설 현대화를 통한 명품시장 조성사업도 탄력을 받게 된다. 숭례문과 남대문시장 사이 교통섬 일대에 광장을 조성하고 남대문 지하보도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남산 기슭에 있는 회현동에서도 주민협의체가 구성돼 남산과 어우러진 남촌 재생 플랜을 마련해 가고 있다. 백해영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지속가능한 도심 재생을 위해 사회적경제를 조성하고 청년층 유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낼 예정”이라며 “동시에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도시재생의 주체는 결국 주민들이고 지속가능한 동네를 만들어가는 것도 그들의 몫”이라며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이 잘 추진되도록 주민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적절한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