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산업시설, 문화재생으로 숨결 불어넣는다 ③

청주 연초제조창 문화재생 사업의 성과
뉴스일자:2017-03-02 02:26:36
[청주 연초제초장의 과거와 현재/자료=동부창고(www.dbchangko.org)]

충북 청주시 내덕동에 위치한 옛 연초제조창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유산으로 광복 직후인 1946년에 문을 열어 14만㎡ 규모, 3천여 명의 근로자가 솔, 라일락, 장미 등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며, 17개 나라에 수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체였다. 그러나 산업화와 담배 소비 감소로 인해 1999년에 담배원료공장이 폐쇄되고 2004년에는 제조공장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이후 장기간 방치되면서 청주 연초제조창은 도시의 흉물이자 애물단지로 방치돼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변질됐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철거나 재개발을 요구했지만 지자체의 재정 현실이 녹록지 않아 반영되지 못했고, 소유주인 KT&G와 청주시가 법정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주시는 2002년에 공장 건물 중 일부 공간을 매입·활용해 문화산업단지로 조성했으나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으며, 나머지 드넓은 공간이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그러나 2011년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리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아트팩토리 프로젝트가 진행돼 세계 각국의 도시재생 전문가, 아티스트들로부터 쇠퇴한 공장 건물을 창조적으로 재활용했다는 평을 얻으면서 2011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2013년 또다시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개최됐다. 그리고 2015년 9월 16일부터 10월 25일까지 40일간 연초제조창 일원에서 비엔날레가 열려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건물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활용한 것에 대해 찬사를 받았다.

[제9회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자료=청주비엔날레(www.cheongjubiennale.or.kr)]

동부창고는 옛 연초제조창의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로 1960년대 공장 창고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적벽돌과 목조 트러스로 건축돼 향후 등록문화재로의 보존가치도 높은 건물이다. 지난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추진한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공간의 변신이 시작됐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아트스튜디오, 쿠킹랩, 목공예 공방, 다목적발표장, 세미나실 등 창작 및 발표활동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다양한 지원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총 부지 면적 3만 4,522㎡ 규모에 7개 동 창고면적 7,503㎡로 각각 34~38동, 6동, 8동 등의 건물 번호가 붙여져 있다. 34동은 문화예술커뮤니티 공간, 35동은 공연예술 종합연습공간, 36동은 생활문화공간, 37동은 영화·드라마 등 촬영이 가능한 공간, 38동은 아카이브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다른 두 곳(6동·8동)은 공예디자인 창작유통 공간으로 꾸며졌으며, 창고 마당은 벼룩시장이나 공연 등이 가능한 문화놀이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중 커뮤니티 플랫폼과 공연예술연습장은 청주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목공예공방과 쿠킹랩, 세미나실 등은 저렴한 대관료로 쉼 없이 가동되고 있으며,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자체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공연예술연습장은 2019년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운영할 계획이며, 커뮤니티 플랫폼은 청주시가 지원한다. 커뮤니티 플랫폼의 경우 작년 초 문화재생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웃한 연초제조창도 문화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연초제조창 일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들어선다. 연초제조창 남관 건물(5층, 연면적 1만 9,800㎡)에 미술품수장보존센터를 마련, 2019년 5월 개관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2011년부터 청주시는 연초제조창 2층 공간에서는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를 열고 있다. 건물 내에 독립공간인 훈증실이 잇따라 들어선 구조여서 공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청주공예아트페어도 이곳에서 열린다. 

청주의 연초제조창과 동부창고 문화재생은 현대미술관 청주관이 개관하는 2019년쯤 재생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미술관과 시민문화예술센터, 첨단문화산업단지라는 하드웨어에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과 현대미술, 공예가 채워져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창고는 시민들의 문화예술활동 거점공간 조성이 핵심으로 지역주민들이 공간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교류하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지금은 근대건축물을 재생하는 과정 등을 통해 역사적인 흔적과 기억의 공간을 문화예술과 결합시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구가 적은 구도심에 자리한 데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수익기반 확보, 특화된 콘텐츠 개발 등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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