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으로 파고드는 마천루, 지하도시 ④

서울시 지하공간 개발을 위한 제언
뉴스일자:2017-01-25 18:09:48

[로우라인을 방문한 박원순 시장/자료=서울시]

 

세계 여러 대도시의 도심 과밀화가 심해지고 지상의 개발 여유공간이 부족해짐에 따라 효율적인 도시공간 활용을 위한 대체공간으로 지하공간 개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지하공간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세계 각국의 지하공간 이용 형태는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 또는 자연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7년 새서울 지하상가 개발 이후 지하공간은 수익사업을 위한 상업공간으로 인식되거나 1970년대의 안보의식에 따라 민방위 대피시설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서울의 지하철시대 도래와 함께 지하공간에 대한 인식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1974년 청량리와 서울역을 연결하는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고, 지하철 2·3·4호선의 순차적인 개통과 함께 대형빌딩 건설에 따른 지하공간 활용 필요에 따라 지하공간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서울시의 이러한 지하공간 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크게 기능 위주의 지하공간 활용을 위한 공공중심의 개발과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중심의 개발로 양분되어 왔다. 공공이 중심이 된 지하공간 개발은 상하수도·전기시설 등의 기반시설 매설공간이나 교통 측면에서 지하도로 및 지하철 역사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며, 민간이 중심이 된 지하공간 개발은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수익 창출을 위한 상가임대 및 복합용도 개발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각각의 개발 방식은 당시의 시대적 필요 및 요구에 따라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진행되었으나 공공이 중심이 된 지하공간 개발은 자가용·사람의 이동 및 사회기반시설의 매설 등 지나치게 기능 위주의 개발을 추구함으로써 시민의 쾌적한 이용 및 삶의 질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한편 민간 중심의 지하공간 개발은 사업자들의 투자비용 환수 및 단 기간의 수익성 창출에 초점이 맞춰짐에 따라 지하공간 활용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 부족하거나 지나친 수익성 추구에 따라 공공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에서는 민간 부분이 중심이 된 지하공간 개발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일부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으나 민간 중심의 지하공간 개발은 수익성을 추구함에 따라 지하공간이 지나치게 상업화된 공간으로 조성되는 만큼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공공성 확보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도심지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라 도심지 내에 개발 가능한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지하공간 활용에 대한 욕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지하공간은 한번 개발이 완료되면 변경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민간과 공공이 분리된 무계획적 개발은 지하공간의 비효율적 운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다시 말하면 그동안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이 분리되는 방식을 지양하고,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공공 부문의 공공성 추구와 민간 부문의 수익성 추구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지하공간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서울시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공공부문의 공공성과 민간부문의 효율성을 조화롭게 융합시킴으로써 지하공간이 단순히 사익 추구 공간의 개념을 넘어 지역민의 삶을 질을 개선시키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도시에 대한 권리는 도시 거주자 누구나 도시가 제공하는 편익을 누릴 권리이다. 즉, 도시 토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못한 자들도 도시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도시공간에 대한 전유의 권리를 의미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하공간은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열린 도시공간의 구현을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서울의 핵심 공간을 편리한 대중교통과 쾌적한 보행으로 연결하면서 구매와 머물기의 어바니즘을 구현해야 한다. 또한, 대중교통 중심의 복합적 토지이용과 보행친화적인 도시 환경의 조성을 지향해야 한다.

 

지하공간은 기후변화와 재난의 대비,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환경적인 지속가능성은 물론 도심의 상업밀도를 제고함으로써 경제적인 지속가능성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의 신체활동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액티브 디자인을 실현해야 한다. 무엇보다 바람직한 도시 지하공간 구축이라는 큰 틀의 패러다임의 설정과 그 실행의 구체적인 전략의 수립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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