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밀레니엄교(Millennium Bridge)/자료=urban114] 밀레니엄 브릿지는 도시재생을 위한 영국의 밀레니엄 프로젝트에 의해 만들어진 거더교 형식의 보행자용 다리이다. 이 교량은 템스 강 북쪽의 세인트 폴 대성당과 템스 강 남쪽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하나로 연결하는 다리이다. 도시의 상징적 장소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슬럼화 된 쇠퇴지역은 밀레니엄 브릿지를 통해 연결된다. 또한 이 교량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낙후된 지역과 가장 번화한 지역이 교류되면서 도시재생이 빛을 발하고 있다. 장소와 장소, 상징적인 두 건축물과 지역을 연결하는 이 교량은 템스 강의 새로운 경관축의 중심으로 런던의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세인트 폴 대성당 인근의 지역경관의 보호를 위해 현수교의 기둥을 수평으로 대신하고 교량 자체를 납작하게 낮추는 방식으로 디자인되었다. 교량의 상판과 난간에 적용된 알루미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은 구조 자체의 간결함을 강화하고 템즈 강과 지역에 순응하기 위해 무채색의 톤 다운된 색조를 적용하고 있다. 밀레니엄 브릿지는 도시가 갖고 있는 경관색채에 순응하면서 현대적인 재료와 그 재료의 색채를 통해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강과 하늘의 변화를 수용하는 색채와 도시 자체가 갖고 있는 색채를 균형 있게 다룸으로써 주변환경 색채에 융화된 색채, 주변환경과 무난하게 조화로운 색채가 적용되었다. [시카고의 BP 브릿지(BP Pedestrian Bridge)/자료=urban114] BP 브릿지는 시카고 지역의 커뮤니티를 연결하기 위한 거더교 형식의 보행자용 다리이다. 19세기 중반 산업폐기장이었던 이 장소를 시카고 주민을 위한 공공장소, 즉 도심 내 공원으로 재탄생시키고 시카고 시민들로 하여금 자부심을 갖게 하는 문화와 예술의 장을 제공한 도시재생 사례이다. 이 교량은 콜럼버스 드라이브를 수직축으로 밀레니엄 공원과 데일리 공원, 더 나아가 인근 미시간 호수나 그랜트 고원을 연결시키는 링크 역할을 한다.
이 교량은 중간 기둥 없이 도로 양측에서 캔딜레버 형식으로 지지되며 뱀의 형상을 닮은 유기적 형태를 보이고 있다. 교량의 난간은 만곡의 스테인레스 스틸판으로 이루어져 보행자가 느끼는 도로의 소음을 차단하는 방음벽 역할을 한다. 다리 상판의 마감은 내추럴 색채의 천연 방부목으로 되어 있다. 다리에 적용된 무채색과 톤 다운된 색채는 변화하는 자연의 색, 즉 다리를 둘러싼 조경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주변환경 색채에 융화된 색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색채 자체는 환경색채에 융화되었지만 형태적 독특성으로 인해 지역경관에서는 주변환경 색채에 비해 강조된 색채로 경험하게 된다. [부산의 영도대교/자료=urban114] 영도대교는 부산의 도심과 영도구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연륙교이자 일엽식 도개교(single-leaf bascule bridge)로서, 일제시대 때 건설되었다. 그러나 1966년 영도구의 인구 유입에 따른 교통량 증가로 도개를 중단하고 전차궤도도 철거되었으며 2003년 철거 논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근현대사의 상징적 건축물로 그 가치가 인정되어 보존운동으로 이어졌으며, 현재 기존 4차선의 교량 폭을 도시의 활용 측면에서 6차선으로 확대하고 외형은 원형으로 복원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주변 경관의 색채를 재정비하였다. 보존이라는 교량의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 28년 넘게 유지해 온 부산대교의 색채 변경을 감내하고 그 색을 영도대교가 받아들이면서 기존의 지역경관의 색은 유지하였다. 그러나 그 방법이 최선책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형태적·기능적으로 교량을 복원하면서 색채는 다소 채도가 높은 붉은 색상을 적용함으로서 주변환경에 비해 교량 자체를 강조하는 색채를 사용하였다. [스웨덴의 아르스타교(Arsta Bridge)/자료=urban114] 스웨덴의 스톡홀롬 시도 기간산업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낙후된 공장과 지역을 중심으로 ‘공기와 빛을 가진 건강한 도시’라는 목표 아래에 크고 작은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아르스타교(Arsta Bridge)는 스웨덴의 철도 네트워크 확장과 현대화에 부흥하기 위해 도시재생 과정에서 건설된 지하철과 보행자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었다. 그리고 기존의 아치교 형식의 철교인 동부다리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나란히 건설돼 기존 다리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영도대교와는 다르게 기존의 교량의 색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새로 추가되는 교량은 특히 아래로 둥글게 나온 교량 상판의 유기적인 곡선 형태와 과거 스웨덴의 구리산업을 대표하는 붉은 색(faluu red)의 유색 콘크리트 마감을 통해 기존 다리가 갖고 있는 구조물과 전체 경관의 마찰 즉,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목재를 이용한 거푸집을 통해 구조체인 콘크리트 자체의 질감을 주었다. 교각과 교량 상판에 적용한 색채는 도시의 원형으로부터 지속되어온 사회·문화적 가치를 도시재생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실현하였다. 하늘과 만 그리고 녹지공간의 변화되는 환경색채와 기존 교량의 고정된 색채를 신설된 교량이 수용하면서 주변 색채환경에 융화된 색채 적용이 돋보이는 사례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매개체로서 작용하는 교량과 이를 축으로 형성되는 토목경관은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실현하는 도시설계의 표현적 도구이며,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경관은 지역의 색을 만들어간다. 더 나아가 도시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한다. 그러므로 연결과 교감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교량의 색채는 도시의 원형으로부터 지속되어온 사회·문화적 가치를 보호, 보전, 활용, 창조하는 유용한 재료인 것이다. 따라서 교량의 색채적용에 있어 도시환경에 내재된 장소성과 사람들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품고 있는 정서적 총체성을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색은 감춰진 색과 드러나는 색, 보이지 않는 색과 보이는 색, 축적된 색과 유행하는 색, 변화되는 색과 변화되지 않는 색, 고정된 색과 움직이는 색의 관계성을 균형 있게 조절하여 적합하게 사용해야 한다. 바야흐로 현재는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질이 높은 사회자본의 정비가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토목구조물과 주변 환경이 일체가 된 교량과 경관색채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져가고 있다. 따라서 도시 맥락과 지역경관에 대한 고려 및 주변 경관요소의 통합적 설계를 통해 도시의 원형으로부터 출발한 지속성·소통성·연결성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색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