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켓(Free Market), 유휴공간의 경관을 바꾼다 ①

프리마켓의 개념과 확산 배경
뉴스일자:2016-10-27 16:27:30

[홍대 앞 프리마켓/자료=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www.freemarket.or.kr)

 

현재 서울시 곳곳에서는 주말을 중심으로 프리마켓(Free Market)이 열리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프리마켓은 도시공간에서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개월까지 장터의 형태로 새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프리마켓은 특정 건물의 야외 공간이나 광장, 가로 등 오픈스페이스에서 잠시 열렸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주기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재래시장이나 마트 등의 일반적인 시장과 차이를 보인다. 해외에서는 거리 마켓(Street Market), 커뮤니티 마켓(Community Market),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공공 마켓(Public Market) 등으로 불리며, 기존의 전통시장과 유사한 형태처럼 보이는 동시에 다른 특성을 가진다. 단순히 판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들과 함께 공간을 구성하며,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는 살 수 없는 물건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음식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유기 농업과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의 촉진은 이러한 프리마켓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파머스 마켓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Local food)를 중심으로 가공식품, 수공예품, 의류 등과 함께 일시적으로 도시지역에서 열린다.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까이에서 생산된 신선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이러한 장터들로 농부들이 일을 지속하도록 도우며 땅, 물, 그리고 야생동물 서식지와 같은 천연 자원들을 보존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지방과 도시 인구를 연결하는 중요한 사회적 결속을 재건하는 것을 돕는다. 미국에서 파머스 마켓들은 USDA에서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 1994년 이래로 1,755개에서 2013년 8,114개로 19년 동안 약 4.5배 증가하였으며, 매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은 1997년 최초의 파머스 마켓을 시작한 이래로 그 수가 전국적으로 550개가 넘게 증가했다.

 

[미국의 파머스 마켓수/자료=USDA-AMS0-Marketing Service Division]

 

이와 같이 프리마켓은 세계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서울시의 경우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심을 중심으로 프리마켓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일정기간 동안 공간의 일부를 점유하고 열리는 도시공간의 활용은 광장의 쓰임과도 일맥상통한다. 일시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잠시 점유하는 것이 아닌 그 공간의 본래 속성과 새로운 프로그램이 만나 또 다른 성격의 장소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프리마켓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홍대 앞 프리마켓은 90년대 후반 일회성 축제로 출발해 2002년 시범기간이 설정되어 정기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했다. 초기에 판매하던 구제물품의 판매가 없어지고 작가 등록제가 시작되면서 현재 프리마켓의 모습이 되었다. 홍대 프리마켓은 지금까지 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운영 체계가 정립되어 가고 있다. 2002년에서 2010년까지는 관에서 주도하는 주민 벼룩시장 이외에 새로운 프리마켓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 후 2011년도부터 새로운 프리마켓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달시장과 SAM 삼청동아트마켓이 각각 마을장터와 아트마켓의 성격으로 시작되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프리마켓의 수가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관이나 기업에서 주도적으로 조성하기도 하고, 그 지역의 거주민 등 관심 있는 지인들끼리 모여 장터를 열기도 하는 등 여러 원인과 이유로 프리마켓이 증가하게 된다.


2013년 이후부터는 장터 간의 협업 및 연관성이 나타나며 운영에 있어 진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러 장터의 주체가 모여 새로운 장터를 조성하기도 하고, 하나의 장터가 다른 장터로 공간을 이동해 함께 협력하여 구성하기도 한다. 2010년 이후 서울시 프리마켓의 지속적인 확장은 참여자, 운영주체, 주요 테마 등을 매개로 장터 간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개별적인 장터 고유의 성격이나 특징을 가지면서 다른 유사한 장터와 여러 방식으로 연결된다.

   

프리마켓은 가로, 광장, 특정 건물의 야외 공간 등 오픈스페이스에서 주로 열리기 때문에 그 공간이 사적 소유이든 공적 소유이든 공공공간의 성격을 갖게 된다. 서울시 공공공간 가이드라인의 공공공간에 대한 관점에 따라 좁게는 공공이 소유(Public-owned)한 공간으로, 넓게는 공공적으로 이용되는(Public-used or communal) 공간으로 정의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단순한 상품의 매매 행위를 넘어 도시공간에 활력을 더 하고, 장기간의 마스터플랜 등을 통한 계획 및 디자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에 활용되고 있다.

 

프리마켓은 도시공간의 일시적 점유를 통해 그 공간에 새로운 성격을 부여하며, 이는 공간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처럼 시간의 일시성이 나타나는 유연한 공간은 사용자의 움직임으로 시간 속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끊임없는 이벤트를 생성하고 경량성·휴대성을 지원하며, 의미 전달의 매개체로서 끊임없는 접속을 통해 연속적인 변이를 유발함으로 무한한 생성을 유발한다고 할 수 있다. 프리마켓의 확산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 소상공이나 소농들의 판로 확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도시의 활력 제공 등의 관점에서 논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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