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역별·상품별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과 수도권의 일반아파트와 분양아파트·재건축아파트 등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급등한 지방 아파트는 물량 부담에 조정 가능성이 크고, 수도권은 재건축 열기를 바탕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수도권은 1만 4,166가구, 지방은 1만 2,441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는 집단 대출로 유동성을 확보해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아파트는 강세가 예상되지만, 일반아파트는 대츌규제 강화와 매수세 감소로 제한적 상승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아파트 매매시장…수도권 맑음, 지방 흐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0.46% 변동률로 보합세를 보였다. 최근 2년 동안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특히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경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별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6년 상반기 매매가격 변동률/자료=부동산114] 수도권은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와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주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 분양한 신반포자이와 래미안블레스티지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분양에 성공하자 인접한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훈풍이 불렀다. 또 서울의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경기지역으로 이주하면서 파주와 양주, 시흥 등의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반면 용인과 안산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지역 아파트값은 조정기를 거치며 하락했다. 지방 5대 광역시는 국지적 매물 수급에 따라 등락이 갈렸다.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며 대구와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 1만 가구 이상이 입주한 대구 달서구·달성군의 하락폭이 컸다. 대전은 도안신도시 입주 물량과 세종시 인구 유출로 서구와 유성구의 매매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 부산은 해운대구·수영구 등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시장의 호조세가 기존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며 오름세를 보였다. 기타 지방은 전반적으로 공급 부담과 지방 대출심사 강화로 약세를 기록했다. 천안과 아산, 청주 등에 약 1만 가구가 넘게 입주하며 충남·충북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경남 지역은 기반산업인 조선·해운 등 중공업 불황 여파로 내림세를 보였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하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대출규제 강화와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둔화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지방 아파트는 물량 부담과 함께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도권은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분양 흥행에 영향을 받은 강남권 중심으로 재건축아파트는 강세가 예상되나 일반아파트는 대출규제 강화와 매수세 감소로 제한적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시장 안정세 진입 2016년 상반기 전세시장의 지역별 온도차가 커지며 ‘디커플링’이란 단어가 부동산 시장을 관통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98% 변동률로 1% 이내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수도권은 저금리에 따른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재계약으로 인한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됐지만 지방은 신규 입주 물량 증가에 따라 물량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 수도권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지역 전셋값이 강세다. 서울은 서대문, 구로, 마포, 은평 등 저가 전세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놀랐다. 경기는 과천이 중앙동 1단지, 6단지 등 5개 단지 재건축아파트의 이주가 추진되면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2016년 상반기 전세가격 변동률/자료=부동산114] 지방 5대 광역시는 대구를 제외하고 모두 전셋값이 올랐지만 경북과 충남은 올해 들어 신규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면서 전세 수급에 여유가 생기며 전셋값이 하락했다. 신규 아파트 입주와 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 매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기타 지방은 세종이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정주여건이 개선되면서 공무원 유입은 물론 인접 도시에서 인구 유입이 늘었다. 하반기 주택시장은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한 전망이다. 특히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둔화되고 가격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흡수되거나 전세시장에 머물 가능성도 크다. 서성권 연구원은 “하반기 추가 부동산 대책이 예상되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시장 활성화보다 서민 주거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하반기 전세시장도 국지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이루는 지역을 제외하고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도권의 경우 하반기 재건축아파트 약 1만 2,709가구가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재건축아파트 주변 지역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