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도시공간을 치유하다 ③

국외 메모리얼 공간 조성 사례
뉴스일자:2016-03-24 19:28:30

[베를린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전경/자료=urban114]

 

기억하는 공간은 세월호 사건뿐만 아니라 예전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등 큼직한 사건이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추모공원, 추모동상, 추모관과 같은 것이다. 우리를 대신해 혹은 안타까운 이유로 희생된 그들을 기억하며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그들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상징의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해외는 메모리얼(Memorial) 공간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현대인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다.  

 

◆ 독일,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의 유태인들을 학살하는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유명건축가인 피터 아이젠만의 설계로 지어진 공원이다. 홀로코스트(Holocaust)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사건은 유태인과 독일인 모두에게 아픔으로 남아 있다. 독일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느껴 금전적으로, 그리고 추모공원 등을 만들며 유태인을 기리고 있다. 범국민이 독일의 학살에 대해 반성을 하며 그들의 수도인 베를린 한복판에 추모공원을 만들었다는 점이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귀감이 되고 있다.

 

[추모공원의 행위/자료=urban114]

 

하지만 추모공간인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에서 놀이의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피터 아이젠만은 미로의 개념을 통해 과거의 시간 속에 벌어진 사건에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을 재현하고자 하며, 어떻게 다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물음이 아닌 시민들의 미로 찾기 게임이 벌어지고 블록 위에서 뛰어넘는 등 유대인의 무덤을 상징하는 블록 기둥에 다소 어긋난 행위가 보인다. 혹자는 추모의 공간을 시민에게 편한 공간으로 변모시켰다는 데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무거운 마음을 가지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치유의 역할이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유대인 박물관 전경/자료=urban114] 

 

◆ 독일, 유대인박물관= 은빛 아연으로 도금된 지그재그식 외관에 유리 파편이 박혀 있는 듯 불규칙한 창문으로 대중의 시선을 끈다. 건물 외부의 교차된 라인들이 내부 곳곳을 관통하며 만들어낸 6개의 void 공간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예술적 감성 체험을 가져온다. 특히 void 공간 중에서도 이스라엘 현대미술가 메나쉐 카디쉬마의 설치작품 ‘떨어진 나뭇잎들’은 녹슨 강철로 만든 만개의 얼굴형상을 바닥 전체에 깔아놓은 것으로 마스크 같은 얼굴들이 입을 벌려 비명을 지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방문객이 발자국을 뗄 때마다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희생자들의 비명소리와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공감각적 예술체험의 콘텐츠가 전쟁의 상처와 공허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장치로 역할하고 있다.  

 

[9.11 테러 추모공원/자료=urban114] 

 

◆ 미국, 9.11 테러 추모공원= 뉴욕 무역센터의 비행기 충돌사고로 많은 희생자를 남긴 9.11 테러를 기리기 위한 공원이다. 원래 쌍둥이 빌딩이 서 있던 자리에 두개의 거대한 사각형 풀(인공폭포)을 남쪽과 북쪽에 설치하였다. 두 개의 인공폭포는 각각 1200평을 넘고, 높이는 약 10미터에 달한다. 사각 풀을 빙 두르고 있는 난간 동판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9.11 추모공원은 테러 1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해 개장하였는데, ‘상실에 대한 인식’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한다. 사라져버린 건물과 사람들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과거를 돌이켜보고 사색하고 반성하는 되새김과 투영의 공간이다. 

 

9.11 이후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 말고도 민간단체들에 의한 이벤트성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었다. 하겐다즈는 9.11 사태이후 침체된 시민들을 격려하고자 브루밍데일 백화점 1층 쇼윈도우에 파워 플라워라는 미디어 설치공간을 제공했다. 안테나 그룹이 디자인한 공간의 의도는 뉴욕 시민들에게 뭔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고, 테마는 생명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으로 지나는 뉴요커들의 움직임에 반응해 빛과 소리를 내며 즐거운 이벤트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는 실제로 시민들의 그래픽 형상과 경쾌한 소리에 기분이 상기되어 9.11 테러의 전 과정을 지켜보고 아픔을 겪어야 했던 상처들이 이 공간을 통해 놀라운 치유와 회복의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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