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공중의 땅, 옥상의 가능성 ④

옥상공간 활용 방안_ 문화·공연장
뉴스일자:2016-03-08 09:33:44
최근 옥상녹화뿐 아니라 실용적인 동시에 심미적 차원에서 옥상을 활용하는 공간들이 등장하고 있다. 도시에서의 토지 수요 증대와 이에 따른 지가 상승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각박한 일상과는 왠지 동떨어진 듯한 도시의 옥상은 안도 밖도 아닌 곳, 아무리 올려보아도 들여다볼 수 없는 곳, 도시에서 가장 버려지기 쉽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공간이기 때문이다.

[Hottub Cinema/자료=http://hottubcinema.com]

옥상 스파(Spa)영화관, 영국의 ‘Hottub Cinema’

영국의 동부지역에 위치한 Hottub Cinema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 드립니다.” 라는 문구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건물의 옥상에 스파(Spa) 시설을 준비해 놓고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영화를 상영해 주는 업체로 야경을 배경삼아 스파, 영화관람, 파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옥상 공간을 조성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구입할 수 있고 욕조마다 8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스파를 하며 상호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수영복을 지참하여 40도에 이르는 온수 욕조에 들어가 영화를 관람한다. 이때 관람객들에게 영화가 상영되기 전까지 상영될 영화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또한 요일에 따라 장르를 정해 그 장르에 맞는 영화를 랜덤으로 상영해 주기 때문에 영화가 상영하기 전까지 기대를 늦출 수 없다. 고객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상영하는 요일에 참여할 수 있으며, 기본 입장료는 $35(한화 38,000원)이고 욕조의 종류에 따라 요금이 추가된다.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하여 스파와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이 로맨틱한 아이디어는 런던 젊은이들을 건물 옥상으로 이끄는 데 성공한 영국의 대표적인 옥상공간 조성 프로젝트이다.

[텐트올나잇/자료=서교예술실험센터]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 ‘텐트올나잇’

한국에서도 팝업성 옥상이벤트는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국내는 외국에 비해 공간도 협소할 뿐만 아니라 옥상에 대한 안전문제 때문에 쉽사리 옥상을 활용하지 못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어느 건물이든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옥상은 없다. 하지만 최근 건물 옥상에서 이벤트적인 재미있는 문화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예술문화센터에서 ‘텐트올나잇’이라는 개념으로 도심 속의 캠핑장을 마련하여 옥상에서 야영을 하며 함께 음식을 나누고 영화를 상영하는 실험이 이루어졌다. 버려지기 일쑤인 옥상의 새로운 발견을 한 것이다. 교외로 나가 1박 2일을 즐기기 부담스러운 젊은이들을 위해 도심 속의 캠핑장을 마련했으며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은 텐트 밖으로 일렁이는 가로수 불빛과 함께 도심 속의 야영을 만끽했다. 이밖에도 옥상영화제라 하여 전국의 전망 좋은 옥상들을 찾아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젊은 영상작가들이 모여 그들의 작품으로 옥상을 전시하여 자그마한 옥상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이렇게 옥상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활용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옥상은 자연이 주는 위안과 다르게 경제 고도 성장이 우리에게 준 유휴공간이다. 다수의 주인이 함께 공유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옥상은 다양한 욕구가 담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공간에 무엇인가를 채우기보다는 가능성을 위해 비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옥상은 아파트 문화 때문에 사라진 마당과 같은 생활의 변화를 담는 그릇이다. 그릇에는 매일 새로운 음식들이 채워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비워진 옥상이 가변적 프로그램으로 인해 다채롭고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질 수 있도록 옥상공간의 다각적인 접근을 통하여 재활성화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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