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고속철도 모습/자료=한국철도공사] 서울-부산 간 경부축은 우리나라의 인구 및 지역생산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으로 국가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담당해왔다. 1980년대 이후 점차 가중되어가는 심각한 교통·물류난 해소를 위해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최적의 대안으로 경제성이 높은 고속철도의 건설이 추진되었다. 1992년 경부고속철도 공사에 착수하여 2004년 4월 경부고속철도 1단계 구간(서울-동대구)이 개통되면서 서울-부산 간 통행시간이 2시간 40분대로 단축되었다. 이른바 초고속·대량수송이 가능한 신교통수단의 등장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편입되는 고속철도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경부고속철도 1단계 개통 이후 6년 후인 2010년 11월, 경주와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2시간 10분대로 연결하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완전 개통되면서 KTX가 항공, 고속도로를 대체하는 지역 간 통행의 중심이 되었다. 이에 맞추어 정부는 올 8월 전국 KTX 고속철도망을 구축하여 2020년까지 전국의 주요 거점을 1시간 30분 이내로 연결하는 장기계획을 발표하였다 KTX 네트워크의 수혜지역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84%, 전 국토의 82%로 확대되는 것이다. 따라서 2020년 우리나라의 모습은 전국이 KTX로 연결되는 하나의 도시처럼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KTX를 활용한 지역발전의 방향이 단지 지역 간 통행시간의 단축 효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KTX를 활용한 지역산업발전으로 변화할 것을 시사한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전국의 교통체계는 KTX를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고 있으며, 사회경제적 변화 또한 부분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KTX 경제권의 개념은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도시철도망을 활용하여 국토의 시·공간을 단축, 전국을 하나의 도시처럼 통합하고자 하는 데서 출발한다. KTX 역세권이 지역경제와 광역교통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여 주변 지역이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묶이게 되면, KTX 네트워크를 활용한 이른바 Network-City 구현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전체가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도시처럼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KTX 역세권을 지역의 경제·교통 거점으로 성장시키고 나아가 지역 및 국가 경제발전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한국형 KTX 경제권 개발 모델이 필요하다. KTX 경제권의 3대 전략은 교통거점화, 지역특성화, 도시발전 연계로 볼 수 있다. 먼저 KTX경제권이 광역경제권 내에서 구심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의 교통거점화가 필수적이다. 교통망 연계 현황 및 지역 간 통행 특성 등을 고려하여 KTX역별 적정 연계 영향권을 설정하고 영향권 내의 지역에서 KTX역으로의 접근시간을 60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접근 교통수단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KTX역 ‘복합환승센터’ 구축사업이다. KTX역은 이미 국가기간 복합환승센터의 대상지로 분류되어 있으며 동대구역, 부전역, 울산역 등이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어 있다. KTX역의 복합환승센터 구축은 연계환승체계의 효율화로 역세권 개발여건을 향상시키며 나아가 교통시설이 중심이 되는 대중교통지향형개발(TOD: Transit Oriented Development)의 확산에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KTX역 중심의 ‘Heb-Spoke’ 네트워크는 KTX 경제권이 광역경제권 내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경제활동의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광역경제권과 KTX경제권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KTX의 개통으로 지방이 크게 우려한 부분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각종 경제활동과 서비스 구매력의 집중이다. 지금까지의 지역발전이 산업화의 논리에 따른 획일전인 개발 전략이었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다양성이 부족한 지방 경제의 약점으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KTX 경제권 시대에는 획일적이고 개성이 없는 지역개발에서 벗어나 KTX역을 중심으로 한 각 지역의 부존자원과 잠재력을 활용한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춘 특화된 아이콘을 개발해야 한다. 단계적인 전략에 의한 지역특성화는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낼 것이며 전국을 연결하는 KTX 네트워크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대중교통수단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대중교통지향형개발(TOD)은 일본, 홍콩, 유럽 등 철도선진국에서는 일찍이 진행되어 왔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고속철도의 도입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KTX 역세권 개발의 기본적 구상이 된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철도역은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 기간 동안 도시개발에서 소외되어 왔으며 소음공해, 도시단절효과 등으로 인해 도시 내 기피시설로 인식되어 왔다. 이로 인해 철도역 주변에 유해시설이 밀집하거나 노숙자들이 모여드는 등 환경은 점차 악화되었고 도시외곽의 쉬운 개발과 맞물리면서 역세권이 도시의 중심지에서 멀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구도심의 재개발 차원에서 진행되는 KTX 역세권 개발은 기존 도심과의 기능 중복 등을 고려한 개발계획을 통해 도심과 차별화된 교통 거점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며 도시 전체와 나아가 광역적 차원의 발전과 연계하여 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 |